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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 인증샷 입니다.

navy79 2010. 5. 14. 22:09

몇일전 미끼만 따먹고 도망간 녀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하여 오늘도 새벽 3시에 일어나 집을 나서 봅니다.

"아빠 큰놈 잡아와" 하는 딸래미의 선잠깬 얼굴로 응원을 받으며...,

최소한의 간편한 단독 군장.

- 19, 21, 23 낚싯대 3대.

- 받침대 3개.

- 받침틀 1개.

- 의자.

- 글루텐 2봉(예비 1봉)

- 물 1병.

- 빵 1개.

03시 20분경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좋은 자리는 선점하고 낚시를 하고 그중에 다행 스럽게 내가

낚시한 자리가 비어있는것을 확인하고 잽싼 동작으로 장비를 설치하고 21, 23 쌍포를 거치 하고 떡밥을

달아 채비를 투척 합니다.

 

2.1대 수심 2.3m.

역시나 한 두마디 살짝 올리거나 깔짝 거리는 입질...,

온 신경을 찌에 집중하고 깔짝만 하면 채야 합니다.

그러기를 십여회...,

 

06시쯤 배가 고파 등뒤 석축을 기어올라(2.5m 높이) 다시 불알 걸리지않게 조심 조심 난간을(1.2m 정도) 

올라타 넘어가서 빵을 꺼내서 다시 난간을 넘고 석축을 내려와서 자리에 앉아 빵을 반쯤 먹고 있는데 이번엔 2.1대에 조금더 2~3 마디 올리는 입질을 빵을 던지며 날쌔게 대를 잡아 챘습니다.(껌모는 알겁니다. 내가 아직도 얼마나 동작이 잽싸다는 것을...,)

 

순간 뭐에 걸렸나 싶을 정도로 낚싯대가 꿈쩍도 않다가 갑자기 차고나가는 움직임을 받아서 곧바로 만세

동작 모드 로 바꾸고 제압에 들어 갔는데 이게 도무지 물속에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녀석이 왼쪽 수초로 박으려면 대를 오른쪽 으로...,오른쪽 장애물로 기어 들어가려 하면 왼쪽으로, 앞으로 내달리면 더욱 높게 만세로 이렇게 한참을 제압하는데 등뒤가 바로 석축 직벽 이라서 물러나지를 못하니 상당히 곤란 했습니다.

 

한손으로 제압해야 다른손으로 뜰채질을 할텐데 이건뭐 멧뒈지처럼 파고드니 도저히 한손으로 제압은

어렵고 얼마간 밀고 당기기를 하니 그놈도 지쳤는지 드디어 주둥이를 물밖으로 내미는데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저 큰 주둥이로 콩알만한 떡밥을 줏어먹다 걸렸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한참 풍덩거리며 실랑이 하는것을본 양옆 연세드신 어르신들 께서 뜰채를 들고 왔으나  발밑까지 당겨논

잉어를 넣기엔 한참이나 부족해서 뜰채 2개로 머리와 꼬리를 각각 넣어서 겨우 물밖으로 끌어내서 뜰채 2개채 감싸서(장소가 협소해서 장화신고 물속에 의자를 놓고 수중전을 해야함)석축을 기어올라 땅바닥에 놓고 겨우 상황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마쳤습니다.

낚시하던 모든사람들 구경하고 내 낚싯대, 채비, 미끼 살펴보고...,

 

- 낚싯대 : 2.1칸 동와 대물기록.

- 원   줄 : 시가포스 카본 4호.

- 원줄 봉돌 연결 : KLF 초강력 핀도래 18호(코러낚시 참조)

- 목   줄 : 케브라 합사 3호.

- 바   늘 : 향어 10호.

- 찌 맞춤 : - 에 가깝게 아주 예민한 맞춤.

- 미   끼 : 글루텐 5호 단품.

 

여기서 중요한 것은 2가지,

장비와 채비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가지게 된것 입니다.

 

첫째는 "만세만 부르면 다음부터는 대가 알아서 제압해준다"(물론 만세 부르는 과정도 수월했음) 는 소문을 분명히 입증 하고 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둘째는 "원줄에 도래를 달고 봉돌" 을 걸면 약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완전하게, 깨끗하게 버릴수 있었다 는 것 입니다.

모든것을 정리하고 채비를 확인하여 본바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계측자가 없어서 줄자로 대충 재보니 83Cm 되었습니다.

가게 앞에 물통에 넣어놓으니 동네 사람들이 저렇게 크니 방생해야 한다 커니 삶아 먹으면 좋다커니 하고 동네 할매들은 은근히 겁을 주며 방생하라고  압력을 가하던데 그것은 잉어 제 운명 이겠지요.

그만큼 크려면 근 10여 년 정도 되어야 할텐데 방생하는 것도 공덕 이지만 그것을 잘 써서 사람이 기력을 회복하고 도움이 된다면 그것또한 공덕이라 여기며 좋은곳에 잘 쓰라고 후배 주었습니다.  

 

다음 세상에서는 잉어로 환생하지 말고 좋게 태어나길 빌며...,

 

 

 2.1, 2.3 쌍포 입니다.

이녀석이 거는 순간 좌측 수초 더미와 우측 합판 밑으로 저돌적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 물이 조금 지저분한데 송홧가루가 날려서 입니다.

 

 

2.1 대는 손잡이대 윗쪽 마디 부분에 줄감개를 부착하다가  2~3Cm눌려 깨먹어서 합사로 감아서 보강 했습니다.

 

 

 

 원줄, 봉돌 연결 부분 입니다.

 

 

 

넥타이 줄 입니다.

낚시를 하려면(다른 용도 라도) 저런 줄은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대물기록" 대 가 장절이라 접은 길이 91Cm 입니다.

 

 

 

 

그제 저녁까지 산란을 하느라 밤새 첨벙이고 수초가 들썩이던데 오늘 새벽은 끝났는지 일체 조용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배가 빵빵 하더군요.

몸통이 잠수함 처럼 둥글둥글 했습니다.

 

이상 인증샷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