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낚싯대를 놓고...,

navy79 2011. 11. 27. 23:43

총을 잡았습니다.

엽총은 사냥개가 없어서 영치 에서 풀지 못하고

차치기나 매복 사냥을 주로 하는 공기총을 선택 했습니다.

 

여기가 오늘 비둘기를 사냥할 장소 입니다.

 

 

준비를 하고,

 

 

자리를 잡습니다.

낚시도 그렇치만 사냥도 최대한의 정숙과 끈질김이 필요 하지요.

이런 자세로 온 신경을 주위 움직임과 소리에 집중하며 몇시간이고 꼼짝도 않고 있어야 합니다.

원래는 은폐를 위한 집을 지어야 하나 주위에 집을 지을만한 재료도 없고 해서 그냥 부처님 처럼

앉아서 버텨 봅니다.

그래도 옷이 훌륭해서(오뚜기 님이 ACU 상의를 너무 잘 고쳐 주셔서)그 눈 좋은 비둘기 들이 깜박

속네요.

 

 

 

그렇게 기다리다 시, 청각 의 레이더망에 신호가 포착되면 잽싼 동작으로 목표물에 집중해야 합니다.

낚시와 똑같지요.

다만 안보이는 대상에 대하여 챔질을 하냐,

보이는 대상 에 방아쇠를 당기냐의 차이일 뿐 입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다가 문득 찌가 살짝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챔질 모드로 전환 하며 긴장감이 돌듯이

사냥도 혼자서 앉아 서 바람소리 나무 흔들림, 주변에 흩어진 임자 없는 오래된 무덤들을 보며 상념에 들다가 갑자기 소리도 없이 날아든 비둘기를 주시하며 순간적으로 판단을 해야 합니다.

 

거리가 얼마 정도 인가?

오조준은 얼마정도를 줄것인가?

앞에 잔 나뭇가지 등은 얼마나 이며 만약 명중 되지 않았을때 유탄은 어느정도에 떨어 지는가?

쏠것인가? 아니면 그냥 둘것인가? 등등...,

 

그래서 결론이 나면 즉시 행동에 돌입 합니다.

방아쇠를 당기는것은 낚싯대를 챔질하는것과 같은것 이지요.

 

총과 렌즈는 단거리 전용 입니다.

소리도 별로 크지 않고 한번 200Kg/㎠ 정도 압력으로 공기를  충전하면 20발 정도 쏠수 있습니다.

6연발 로 군대에서 특수부대 근거리 돌격 소총 처럼 명중률과 휴대성이 아주 좋습니다.

 

총 소리가 남과 거의 동시에 목표물에 맞는소리도 같이 납니다.

그리고 털이 날리지요.

세상에서 한 생명이 끝나는 순간 이기도 합니다.

물론 맞지 않으면 그소리도 안나지만...,

일단 총을 잡으면 죽음을 불쌍하게 여기는 "惻慇之心"(측은지심)을 버려야 합니다.

다만 낚시에도 道 가 있듯이 사냥에도 한방에 고통없이 생명을 끝내주려는 "獵道"(엽도)가 있습니다.

 

살짝 옆으로 옮겨 나무 뒤에서 그나마 몇 잎파리 붙어 있는 가지를 꺽어 은폐를 하고...,

 

 

오늘의 정량을 채웠습니다.

 

 

포획 신고를 하고 발가락에 링을 붙였습니다.

 

손에 피를 묻혔네요.

지금까지 내 손에 죽어간 수많은 생명체에 죄송스런 마음으로 극락왕생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