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올것같지 않던 토요일은 금방 다시 돌아 옵니다.
토요일엔 날을 새야 하는 운명을 짊어진 우리 낚싯꾼들은 또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하룻밤을 하얗게 지샐 장소를 찿아서 떠납니다.
그러나 이번엔 장소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몇일전 부터 마음속에 정해둔 그래서 한구석에 묵혀 두었던 릴 장비를 꺼내 어젯밤 정비를 끝내고
달려가기만 하면 되는 바로 가까운 우리의 안방터 로 ..,
오늘은 이곳에서 장어낚시를 하기로 하고 사전에 모의한 일당들과 함께 가봅니다.
주차장 아래 두번째골.
열심히 대낚을 위해 캐스팅 중인 "일수" 님.
저는 연안을 따라 걸어 들어가 세번째골 곳부리에 릴 11대를 쳤습니다.
이 더위에 짐을 들고 거기까지 세번을 왕복 하며 걸어 가는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공포의 6칸 민장대 대포도 한대 설치 하고...,
조금 늦게 합류한 "애찬"님과 초저녁 입질을 보기 위하여 일찌감치 준비해간 오리 훈제와 쐬주로
저녁을 대시신 하고,
각자 위치로 들어가 정숙 모드로 쪼았으나 10시가 넘도록 입질이 없던중 10시 30분 쯤에
"일수" 님 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마리 잡았다고...,
허겁지겁 달려가 보니 충분히 먹을수 있을만한 싸이즈의 장어.
2번골로 즉시 점방을 옮기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들어 갑니다.
조금이라도 아니다 싶을땐 옮기는게 상책 입니다.
그렇게 하지않고 버티다 끝내 안나오면 그 후회감 이란 말할수 없는것 이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옮겼으나 새벽까지 입질이 없다 아침 6시 조금 넘어서 저기 맨 우측에 있는 릴대 에
자지러 질듯한 입질이 들어 옵니다.
"아따! 큰놈 이구나(장어 가)" 하며 달려가서 릴을 거의 감아 올렸을쯤 수심 2.5m 에 맟춰놓은
민장대의 1m 장찌가 거짓말처럼 올라왔다 스르륵 잠기고 나는 멍하니 바라만 보며 릴을 감고 있었습니다.
붕어 보다 대물장어 가 더 탐났기 때문에....,
그러나 내 발밑까지 나온것은 바로 이놈.
니미럴!
욕심은 화를 부른다더니 대물장어는 어디로 가고 대물 변대(=강준치)가 재수없이...,
아래에 있는 막대기를 주워서 대갈통을 몇대 때렸더니 쭉 뻗네요.
어쩌겠습니까.
한마리 라도 까야지...,
총질, 칼질 잘하는 내가 손에 피 묻히고...,
"일수, 애찬" 님 둘이서 굽네요.
된장통 들고 침 흘리며...,
어떻습니까?
맛이 정말로 환상적 이더군요.
양식과는 비교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저기 꼬리부터 잡은 놈이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부터는 장어 잡으면 아무말 않고 잡은 사람들 끼리 소문없이 냠냠 할것 입니다.
여기 저기 전화 하면 몇첨 나오지 않는것 입만 더 늘어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