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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구절지.

navy79 2012. 6. 24. 20:49

<!-BY_DAUM->

내일이 공휴일 이네요.

빨간날 쉴수 있다는것이 커다란 즐거움이고 행복 입니다.

어디로 갈까 생각하며 여기 저기 수소문 끝에 구절지로 향합니다.

요즘 배수가 많이돼서 옛날에(15 여년 전쯤) 산밑에서 하던 기억을 되살려

마음속에 장소를 정하고,

더디게 가는 시간을 조급한 마음으로 보냅니다.

 

 

6시 땡! 과 동시에 회사 문을 나서서 도착하니 거의 7시.,

부푼 기대를 안고 6대용 받침틀을 설치 하고

정성들여 낚싯대를 한대씩 펼쳐 봅니다.

 

 

작년만 해도 이 근처 자리까지 수초가 뒤엉켜서 낚시가 불가 했는데

올해는 완전 맹탕 이네요.

1m 장찌가 장착된 5칸 민장대를 휘두르기 위해 뒷공간이

충분하게 확보되는 자리를 골랐습니다. 

 

 

민장대 를 포함하여 총 7대를 깔고 옥수수, 글루텐 짝밥을 달아 투척하고 조금쉬던 10여분 후 케미를 막 꺽은 8시 경에 맨 오른쪽에 던져둔 38대의 찌가 멋지게 솟아 오릅니다.

마침 걸려온 전화를 마치고 막 주머니에 넣느라고 잠깐 눈을판 사이에...,

아차 하는데 재차 찌를 올려주는 순간 챔질을 하니 묵직한게 "걸었구나" 하는 낚싯꾼 만의 특유한 감각으로 "최소한 허리급 이다"

라는 직감이 순간적으로 전해왔습니다.

몇번의 푸덕거림 끝에 올리고 보니 34~5정도 되는 멋진 붕어였습니다.

 

 

(위 공포의 빨간 양파망 속 붕어는 4짜가 대역 했습니다. ㅎㅎ)

그런데 위 와 같이 단속을 잘 했어야 하는데 4짜를 잡아 넣으려고 망을 당기니  순간 허전하게 그냥 딸려 올라오더군요.

살펴보니 망 입구를 조이지 않아 벌리고 빠져 나갔더군요.

뭐 다 지운명이고 지 복 이겠지요.

 

막 모든걸 수습하고 자리에 앉아 숨을 돌리고 있으니 오뚜기 님 으로부터 전화가 오더군요.

속으로 내가 월 잡은걸 건너편에 앉아서 귀신같이 알고 전화 했나 하며 전화를 받으니 "형님 꽝 치러 구절지 오셨습니까?"

하네요. 하기야 말을 안해서 그렇치 지금까지 수없이 여기와서 붕어 얼굴본게 여태까지 처음이네요.

 

통화를 끝내고 예감이 좋아 초코바 하나로 저녁을 때우고 전투 낚시 모드로 들어가 꼼짝않고 찌를 보고 있는데  02시가 지나자

나이는 어쩔수 없는지 피곤이 몰려와 눈이 저절로 감깁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좌 우로 도리질을 하며 찌를 보는데 멀리 5칸대 에서 미약한 신호가 있는것 같아 주시 하던중 드디어

어둠을 밝히며 1m 장찌가 전자케미의 강력한 붉은빛을 발하며 잔잔하고 고요한 수면에서 서서히 솟아 오르기 시작 했습니다.    순간 내가 환상을 보고 있나?

이게 꿈인지 생시 인지,

구절지 귀신에 쐬었는지....,

그냥 멍~ 하니 서서 보고만 있었네요.

글루텐과 옥수수 짝밥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침착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도 있었고...,

낚싯꾼의 최대 고민인 언제 찌 올릴때 챔질하냐 하는것도 별 의미가 없더군요.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릅니다.(내 생각에...,)

하여간 거의 몸통이다 싶을때 민장대 특유의 챔질인 허리를 숙이고 두손으로 손잡이대를 움켜쥐고 힘껏 허리 힘으로 들어

올렸습니다.

덜커덩 하는순간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걸어내야 한다는 생각뿐...,

잠시의 실랑이 끝에 딸려오는구나 생각하고 혁대에 대를 받치고 한손으로 대를 잡은채 뜰채를 잡으려고 약간의 틈을 주자

순식간에 옆에 있던 6대의 대를 감고 버티는데 이젠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붕어가 놀랄까봐 불도 켤수 없는 상황...,

정말 대략 난감 상황 이었습니다.

최대한으로 낚싯대에 탄성을 유지하며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모든상황을 내가 이끌어 나갔습니다.

 

10여분 후 아래 위 방한복을 입은탓에 땀을 뻘뻘 흘리며 어느정도 상황을 정리 하니 어렴풋 하게나마 발밑으로

붕어의 모습이 보였는데 순간 잉어는 아니고 4짜 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몇번의 헛 뜰채질 끝에 드디어 뜰채에 담았는데 그제서야 불을 켜고

그 녀석 얼굴을 볼수 있었습니다.

아! 이 뿌듯함.

그리고 그 뒤로 밀려오는 공허함...,

낚시 인생 30여년 만에 보는 4짜.

막상 힘들게 끌어 내어 놓으니 모든 의미가 사라지고 허전 했습니다. 

 

처절했던 상황의 증거물 입니다.

건너편 오뚜기 님께 연락하고 격한 싸움에 지쳐서 그냥 않아 있었습니다.

조금 있다 회장님 와서 인증 해주시고...,

 

 

 

 

 

 

챌린저 님 와서 인증샷 해주었습니다.

 

 

붕어 7호 바늘이 어찌나 단단하게 걸렸던지 손으로는 뺄수 없어서

니퍼로 귀를끊고 뻰찌로 잡아 뺐네요.

살려주려고 은파에 데려 갔는데 이미 죽어서 집에 가져왔네요.

이 고열에 좁은데서 시달렸으니...,

이 정도 크려면 15년~20년 걸렸을텐데...,

 

*축하 해주신 모든분께 감사 드립니다.

 

 

 

 

 

 

출처 : 초원낚시클럽
글쓴이 : 면도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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