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낚싯대만 들고 나가면 고기 잡아오는줄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사냥 할때 엽총만 들고 나가면 뭐든지 다 잡아 오는줄 알던것 같이..,
못잡는다고 말하는것도 한두번이지 하도 못잡는다고 말하고 맨날 빈손으로 돌아 오니
30년 넘게 낚시 했다더니 허풍쟁이 "꽝꾼" 인줄 압니다.
사실은 그렇치 않다는걸 우리 딸은 아는데..,
하도 그래서 일요일날 잡은 붕어 큰거 몇마리 가져다 찜을 해서 회사 사람들 에게 아부(?) 겸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나이 60다 됐는데 쫄병인 나를 좀 잘 봐 달라고..,
로컬푸드 매장 에서 무우 시래기 2팩 사서 넣고 자박하게 끓여 줬더니 잘들 먹습니다.
먹고 있는 저들이 잡고 끓인 사람 수고를 얼마나 알까요?
어디를 가서 무엇을 사먹든, 얻어 먹든 우리는 항상 내입에 들어가는 음식의 소중함을 알아야 되고
그것을 만들어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껴야 하지요.
또한 내 뱃속을 채우기 위해 죽어야 했던 붕어 에게 마음깊이 사의를 표합니다.
붕어의 생명력이 참 놀랍더군요.
일요일 밤 9시쯤 살아 있는 붕어를 흐르는 물에 걷만 씻어서 비닐랩에 꽁꽁 싸서 냉장실에 넣어둔 것을 48시간 이 지난
어젯저녁 9시쯤 꺼내서 차가운 몸을 흐르는 물에 씻었더니 뻐끔 거리며 입을 움직이는것 이었습니다.
내가 잘못 보았나 몇번이나 확인 했는데 흐르는 물이 닿는 머리부터 차가움이 없어지니 분명 입을 뻐끔 거리며 물을
마시며 숨을쉬고 있었습니다.
순간 내가 이걸 죽여야 하나?
라는 생각에 "측은지심" 이 생겨 몇번이나 망설였지만 칼을 잡은 이상 "측은지심" 은 사치 입니다.
오늘 나는 차마 붕어를 먹지 못하고 시래기만 먹었습니다.
별 맛 없이 배고프지 않기 위하여 그냥 한끼 때운다는 무의식 적인 생각 으로...,
* 붕어를 다뤄 뱃속을 보니 알이 들어 있었는데 산란을 5~60% 정도 하고 나머지 는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 붕어가 산란 할때 뱃속의 알을 일시에 하는게 아니고 어느정도 남겨 뒀다 몇차례에 걸쳐서 적당한
시기, 조건 이 맞으면 하는걸로 보입니다.